모비스, 라틀리프라는 승부수
이번 ZOOM IN 스포츠에서는 라틀리프가 새롭게 가세한 모비스 피버스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지난 프로농구(KBL) 시즌이 끝나고 한국인 신분으로 귀화환 라틀리프를 두고 소위 라틀리프 드래프트가 열렸다. 라틀리프를 소유하는 팀들은 외국인 용병 선발에 예산이라든지 팀 운영에 제한이 많다. 그래서 이 드래프트에 SK,KCC,모비스 이렇게 세 팀만이 참여했다. 그리고 1/3의 확률로 라틀리프는 결국 모비스의 옷을 입게 되었다.
라틀리프는 이미 2012년에 첫 프로데뷔를 바로 울산 모비스에서 한 적이 있다. 그 때 당시 라틀리프는 대학을 갓 졸업한 풋내기였지만 유재학은 그의 신체 운동 능력과 강력한 체력 그리고 빠른 주력을 높게 사 드래프트에서 선발하였다. 라틀리프는 그 때까지만해도 1순위 용병은 아니었다. 모비스에는 그 시절에도 높은 득점력을 가지고 있었던 헤인즈(현 SK)가 있었고 라틀리프는 2순위 용병으로 교체시간에 출전하곤 했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은 라틀리프를 잘 조련하였다. 예전 던스톤이라는 무명의 선수를 최고의 선수로 키워 모비스의 절대 왕조시기에 리그를 군림했듯이 라틀리프를 포스트 던스톤마냥 훈련시켰다. 던스톤보다는 득점력과 야투는 떨어지지만 백코트 능력이나 리바운드 능력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신체 능력이 워낙 좋았기때문에 유재학 감독은 욕심을 내고 그를 키운 것이다. 결국 양동근이라는 훌륭한 가드와 노련한 함지훈과 함께 라틀리프의 모비스는 리그에서 최상위 팀이 된다.
라틀리프는 그 이후 삼성으로 팀을 옮겼고 삼성에 있는 동안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야투까지 좋아졌다. 흔히 초짜 풋내기 선수가 어느덧 괴물로 진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한국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그는 특별귀화와 함꼐 라건아라는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이번 시즌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울산 모비스라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모비스는 사실 라틀리프가 떠난 뒤 제대로된 센터 용병을 보유하지 못해 모비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적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래서 유재학은 선수들은 잘 조련하고 팀 웍 농구, 수비 농구에는 능하지만 외국인 용병 선수 선발은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이나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만 못하다는 비아냥을 팬들로부터 받기도 했다. 밀러,블레이클리,리드 등.. 득점력 낮은 선수들도 수비형으로 선발하기도 하였고 한때는 찰스 로드같이 위험을 감수하며 선발하기도 했으나 결국 다 실패하였다.
그래서 이종현이라는 특급 유망주가 1순위로 모비스의 부름을 받았으나 이종현은 프로리그에 쉽게 적응을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팀들은 완벽한 센터 장악력을 가진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나 모비스는 비빌 외인이 없었기에 이종현은 거친 외인과 부딪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종현의 성장을 위한 유재학 감독의 큰그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이종현 선수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지난 시즌 시즌 아웃 중이고 현재 재활에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라틀리프 영입은 모비스로는 과거의 아쉬움을 없애고 새로운 모비스 왕조의 도약을 꿈꿀 수 있는 보증수표가 될 수 있다. 과거의 라틀리프의 신체능력은 여전할 것이며 거기에 삼성에 있었던 시절 향상된 야투는 모비스의 공격력을 배가시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모비스 팬들에게는 이번 시즌이 기다려질만큼 든든한 센터 포지션 용병의 귀환이다. 그리고 여기에 전준범의 군입대로 확실한 3점 슈터를 메꾸기위해 문태종이라는 타짜를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FA에서 영입하였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기에 오용준이라는 정통 슈터 또한 추가로 영입했다. 모비스로는 활발한 스토브 리그였다. 그만큼 이번시즌 라틀리프 영입과 함꼐 모비스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등 확실한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 프로선수로서 나이가 많아 체력적인 부분이 고민일만큼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만큼 이 선수들이 은퇴 전 우승을 위해 확실한 베팅을 한 셈이다. 유재학 감독의 특성 상 이 선수들을 무리하게 돌리진 않을 것이다. 샌안토니아의 포포비치 감독처럼 적시적소에 이 선수들을 투입하고 기본 경기는 아마 체력이 좋은 이대성, 배수용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라틀리프의 가세는 이런 점에서 이런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확실한 득점력과 리바운드를 해줄 수 있는 중요한 강점이 된다.
하지만 아직은 변수가 많이 있다. 자유계약으로 바뀐 프로농구의 제도 상 다른 팀에서 얼마만큼 좋은 용병들을 리그에 데리고 오느냐, 그 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의 조합을 얼마만큼 잘 만드느냐에따라 모비스의 확실한 보증수표는 물음표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아직 남은 용병의 자리를 유재학 감독이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모비스의 이번 시즌 승부수의 결과가 결정될것이다. 이번 시즌 새로운 절대 왕조를 꿈꾸는 모비스 피버스의 귀추가 주목된다.